인프라·투자금융·부동산까지…대체투자 '신흥강자'로 떴다

신한자산운용 급성장 비결

골드만삭스·KKR 등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 체계
'새로운 구조' 상품으로 시장 공략

대체투자 펀드 설정액만 20조
올 상반기에도 자금 유입 잇따라
5년 내 글로벌 탑티어 도약 목표
신한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수탁고(펀드 설정액)가 2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조9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증권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1월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합병한 이후 인프라, 투자금융, 부동산 등 대체투자 전 영역을 커버하는 종합자산운용사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탁고 5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6월 말 대체투자 수탁고는 19조76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말(5조2490억원)에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체투자 분야 업계 3위지만 1위와의 격차가 70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신한자산운용이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차별화된 상품 출시다. 신한자산운용은 골드만삭스, KKR 등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투자자에게 필요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적시적소에 제공해왔다. 선순위 대출을 제공하는 부동산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친환경 교통공모인프라펀드인 ‘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펀드’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성과 중심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인재를 영입해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설계해 선보이는 사례가 많아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유럽 중견기업 인수금융 선순위대출펀드가 대표적이다. 국내에는 동일한 전략의 상품이 20개가량 존재해 차별점이 없었다. 신한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나 목표수익이 다양하다는 점에 착안해 투자계층(tranche)을 여러 개로 나누는 구조의 상품을 출시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5년내 글로벌 탑티어 운용사 목표

5년 내에는 운용자산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해외 자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지속적으로 우량 투자처를 찾을 계획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와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일반법인까지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사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만한 투자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부터 이들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서 안전판 역할을 하는 대체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대체투자 영역은 개인들에게 접근이 어려웠으나, 신한자산운용은 안정적이면서 수익률도 비교적 높은 상품을 공급하려 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부동산 공모펀드를 출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상생 실현하는 신한운용

신한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부문을 통해 상생 투자도 실현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ESG투자규모는 5조4000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80% 가량이 대체투자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ESG투자는 신재생에너지부터 사회적기업 투자까지 전 부문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신한자산운용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하던 2012년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시작했다. ‘신한 그린뉴딜 3호 펀드’는 경북 봉화군 일대 풍력단지에 8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사업은 한국남부발전과 20년간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전력시장 가격의 변동성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경북 봉화군의 우수한 풍력 자원을 활용해 수익성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지자체-주민 간 우수 협력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9년부터 시작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3개의 사회적기업 투자 펀드를 결성했다. 총 30개 사회적기업에 투자했고, 그 규모가 520억원에 달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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