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 바닥론' 힘 실리나…외국인, 사흘간 1.3兆 샀다

삼성전자 3%·SK하이닉스 2%↑
전문가 "추세 전환 판단은 일러"
외국인이 최근 3거래일 동안 1조원 넘게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단기 상승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1.90% 오른 2375.2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370선을 넘긴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외국인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하루에만 62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216억원, 19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액 합계는 1조3101억원에 달한다.

단기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를 노린 외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코스피지수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33% 오른 1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9일 만에 10만원 선(종가 기준)을 탈환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3.17% 오른 6만1900원에 마감했다.

조선·증권 등의 업종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10원을 넘기는 등 환율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증시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세가 붙었다는 평가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진정되고 있고, 2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는 것도 조금씩 안정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저점 매수 매력이 높아졌다”며 “다음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경우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6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늘어난 680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감소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6월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달(0.5%)보다 낮은 0.2%에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인 0.7%를 밑돌았다.

단기적인 상승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통상적으로 약세장 속에서는 단기적 상승세가 늘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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