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초소형모듈원전…현대ENG 세계 첫 추진

美에너지사 USNC와 설계 계약
SMR 중 가장 작은 '혁신 원전'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오른쪽)와 프란체스코 베네리 USNC 대표.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이 세계 최초로 4세대 초소형모듈원전(MMR·micro modular reactor)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MMR은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 중에서도 매우 작은 규모의 원전으로, 혁신 기술로 꼽히는 분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일 미국 에너지기업 USNC와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 상세설계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USNC, 캐나다 건설회사 PCL, 캐나다 엔지니어링사 HATCH와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초크리버 원자력연구소 부지에 MMR을 짓는 사업이다.전 세계 원전업계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SMR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SMR은 원자로의 모든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넣은 모듈형인 소형 원자로다. 일반적으로 발전 용량이 1000㎿e급인 상용 대형 원전에 비해 원전 부지 확보와 안전성, 경제성 측면에서 모두 우수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MMR은 통상 300㎿e 이하인 SMR보다 훨씬 적은 5㎿e급이다. MMR은 모듈러 제작으로 시공 기간이 짧고, 전력망을 갖추지 못한 극지·오지 등에도 설치하기 쉽다. 모듈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력과 열 출력을 더 많이 늘릴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는 2012년 3월 고온가스로(爐) 기술 개발 협력을 시작해 2016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미국 국립연구소와 함께 고온가스로 개념설계 및 기본설계를 수행해왔다. 2019년 2월 캐나다 원자력 규제기관의 사전 인허가를 받았고 이번 상세설계 단계를 거치면 2026년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은 4세대 원자로 가운데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있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에 적용하는 고온가스로(HTGR) 기반의 4세대 원자로는 물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일반 원자로와 달리 헬륨가스, 소듐 등을 사용해 방사능 오염 위험이 적다. 기존 원자로보다 고온의 증기를 생산해 고효율 발전, 수소 생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은 SMR·MMR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캐나다 초크리버 사업을 계기로 2029년까지 캐나다 미국 폴란드 등지에서 MMR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기존 MMR보다 온도와 출력을 월등히 높인 MMR++(가칭) 개발에 나서 수소 대량생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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