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한계 층수' 13층 도전…GS는 해외 전문업체 인수

기술력 키우는 건설사들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아직 태동기지만 대형 건설회사들은 조용히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모듈러 주택 관련 전담팀을 꾸리거나 기술연구소에 인력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6일 “언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정 부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초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착공했다. 총 106가구 규모로 국내 모듈러 주택의 ‘한계 층수’로 불리는 13층에 처음 도전하는 프로젝트다. 영국, 미국 등에선 20~40층대 모듈러 건축이 지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선 13층 건물부터 적용되는 까다로운 내화성능 규정으로 인해 지금까지 12층(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생활관)이 최고였다.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엔 모듈러 건축 관련 기술이 총망라됐다. 일단 방화석고보드 세 겹을 부착해 불이 견디는 시간을 늘렸고, 철근 콘크리트 공법으로 짓는 계단·엘리베이터실과 모듈러 간 접합부의 구조 성능도 개선했다. 강화된 충격 저감 시스템도 적용했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현장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도 중요하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줄여야 안전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서다.

GS건설은 아예 모듈러 주택 시장이 활성화된 영국의 현지 철골 모듈러 전문 업체 엘리먼츠와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업체 단우드를 인수했다. 이들의 기술력을 국내에 이식시켜 빠르게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설계에서 감리·시공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갖추기 위해 최근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 가이스트도 세웠다.DL이앤씨는 철강 자재를 용접하는 대신 볼트로 조립만 하면 되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와 함께 욕실 타일을 대형 패널처럼 제작해 붙이기만 하면 되는 기술 등 19건의 모듈러 건축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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