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정점 지났다…투자의견 '중립'" -UBS

미국 달러화가 강세가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UBS는 31일(미 동부 시간) '미국 달러의 전성기는 우리 뒤에 있을지도 모른다'(The US dollar’s best days may be behind u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5월 중순까지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달러의 랠리는 거의 다 왔으며, 지금부터는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라며 달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ICE 달러인덱스(DXY)는 올해 들어 6.3% 올랐으며, 작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뒤부터는 13.3% 오른 상태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에 중국의 봉쇄, 유럽 침체 우려, 일본의 지속적 완화 정책 등이 모두 달러 상승을 지원했다.
UBS는 앞으로 달러 랠리가 제한될 것이라는 이유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달러 가격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하는데 그치는 등 근원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한 달 전의 3%에서 2.6%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기금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상승 폭을 262bp로 예상한다. 이는 5월 초의 약 285bp의 최고치에서 낮아진 것이다.두 번째,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Fed의 긴축 경로를 따라잡으려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주 9월 말까지 최소 50bp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로존의 5월의 소비자물가가 사상 최고인 8.1%에 달하면서 매파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 번째, 달러 랠리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Fed의 매파 성향이 더 짙어진 데다 지정학적 위험이 가세한 탓이다. UBS는 "미국 달러에 대한 위험이 스위스 프랑, 일본 엔 등 전통적 안전자산 통화와 이제 좀 더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앞으로 지정학적 우려가 악화하면 그동안 떨어졌던 이 두 가지 통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구조적인 시장 불균형과 유럽연합의 러시아 수입 제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향후 6개월 동안 광범위한 원자재 지수가 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통상 원자재가 오를 때는 미 달러가 약세를 보여왔다는 것이다.UBS는 "미 달러화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완만하고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다. UBS 미 달러화 대신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캐나다 달러 등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를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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