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뛰어든 팍스로비드 제네릭…25달러 미만 약가 책정

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복제약
클린턴 헬스 액세스 이니셔티브 발표
저소득 국가에 공급되는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복제약(제네릭)의 가격이 25달러(약 3만2000원) 미만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저소득 국가의 보건·의료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관인 클린턴 헬스 액세스 이니셔티브(CHAI)는 12일(미국 시간) 팍스로비드 제네릭의 가격을 25달러 미만으로 하기로 주요 제약사들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생산된 복제약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 95개국에 공급된다. 세계 인구 중 53%가 복제약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지널 팍스로비드의 가격은 1인당(1인 5일 투약분, 총 30알) 530달러(약 68만원)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가 대비 4.7% 수준이다. CHAI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클린턴 일가가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CHAI는 저소득 및 중위소득 국가가 저렴한 가격으로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부금으로 조성된 펀드를 통해 지원에 나서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복제약 제약사와 사전 구매계약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화이자는 팍스로비드를 구매할 경제력이 없는 저소득 및 중위소득 국가를 지원할 목적으로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국제의약특허풀(MPP)과 복제약 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MPP는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생산할 제약사 35개사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이 포함됐다.팍스로비드는 항바이러스제인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를 병용하는 약이다. 셀트리온은 두 성분 모두에 대한 완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동방에프티엘은 니르마트렐비르의 원료 생산만 맡는다.

이 외에도 테바 파마슈티컬(이스라엘), 포선제약(중국) 등 대형 제약그룹 또한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도에서만 19개사가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만든다. CHAI는 팍스로비드 복제약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며, 보건당국의 규제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을 이유로 이번 합의에 참여한 제약사들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CHAI가 예상하는 제약사들의 팍스로비드 복제약 공급량은 월 450만명분 수준이다. CHAI 관계자는 “25달러의 가격 제한은 연간 100만명분을 초과하거나 단일 주문 최소 규모가 5만명분 이상일 때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소량 주문일 경우 25달러보다 높은 가격으로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화이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종료하기 전까지 니르마트렐비르 판매에 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다. 비상사태 종료 이후에도 저소득 국가에 대한 판매는 로열티가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중하위~중상위 소득국가에 한해 공공 부문 판매에서 5%, 민간 부문 판매에서 10% 로열티가 적용된다. WHO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지난 달 발표했다.

미국 머크(MSD)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미르의 복제약 가격은 20달러 선에서 검토되고 있다. 몰누피라미르 오리지널약의 1인당 투여 비용은 700달러다. 국내에선 한미약품이 몰누피라미르 복제약 생산을 맡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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