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후보자 "오보 한두가지 아냐…명예훼손 책임 물을 것"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관련 문제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진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 후보자의 자녀와 가족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 될 것 없고, 떳떳하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다”며 “사퇴한다는 오보를 낸 언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예상대로 초반부터 민주당 의원들의 맹공이 쏟아졌다. 정 후보자의 자녀는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에는 딸,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에는 아들이 각각 경북대 의대에 특별편입 전형에 합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졌다. 그 밖에도 아들이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는 2급 현역 판정이 나왔지만 2015년 병역판정 신체검사에서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재직하는 경북대 병원에서 재검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청문회가 개최되자마자 정 후보자의 청문회 자료 제출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MRI 영상자료 등 핵심 자료를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위원회 차원에서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라 고발해주시기를 위원장에 요청드린다”고 발언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아들의 경북대 편입학 지원 원서는 합격한 2018년 것만 제출하고 떨어진 2017년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며 “뭔가 숨기고 싶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 역시 “아들의 병적기록표를 보면 사회복무기간 동안 총 4회 7일간 복무 외 병가를 사용했다”며 “사용 내역에 대해 자료 요청을 했는데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떳떳하다면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저에게 868건의 자료가 요구되었고 그간 그중 782건의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했다. 90% 넘게 제출했고 그중에 43건은 이른 시일 내에 곧 제출할 예정”이라며 “(의대 편입학) 불합격자에 대한 자료는 학교에서 알아서 할 예정이고, (휴가에 대해서는) 성인이 된 자녀들의 사생활 문제를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MRI 영상 자료도 나중에 온라인에 영상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을 담보해주신다면 의료전문가가 보실 수 있도록 제출하겠다”고 했다.이런 해명은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반발을 샀다. 하지만 정 후보자도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청문회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 직원에게 자료를 주지 말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하자, 정 보호자는 “저는 경북대 직원에게 주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 그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일부 언론에서 정 후보자가 의혹을 인정하고 자진사퇴하겠다는 보도를 냈는데 사실이 아니라면 왜 명예훼손 소송을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정 후보자는 “잘못된 기사 한둘이 아니며, 명예훼손 소송 등 여러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책에 대한 질문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정 후보자는 사퇴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민주당도 결정적인 위법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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