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건설사 주가…'이것'만 잘하면 목표가 상단 뚫는다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1분기 실적에서 대형 건설사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건설 부문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설사는 선방한 데 비해 그렇지 않은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높아진 원가율 탓이다.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분양가를 두고 조합원들과 갈등이 이어지면서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가 오롯이 반영되면서 올 2분기 이후에도 건설사들의 실적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88%, 영업이익은 37.05% 감소했다. DL이앤씨의 1분기 매출은 1조5147억원, 영업이익 1257억원이다. 자회사 DL건설의 수주 공백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영업이익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건설 역시 1분기에 4조1453억원, 1714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1%, 14.6% 감소했다.

GS건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GS건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759억원, 153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7.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09%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5% 급감한 680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5.3% 증가한 7317억원을 나타냈다.
부진한 실적 배경엔 빠르게 치솟은 원자재 가격이 자리하고 있다. 주택 시장 활황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시멘트와 철근 값이 예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불어난 안전관리 비용도 건설사들의 실적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 공급 확대 정책으로 건설사들이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은 당분간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은 10조43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3.2%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79% 급증한 5416억원을 나타냈다.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 호조로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이 126.2% 증가한 데다 베트남 복합발전 등을 앞세워 건설 부문 역시 양호한 실적을 낸 덕분이다.대우건설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조2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213억원으로 3.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대우건설의 경우 오만 등 해외 일부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사 중단 위로금이 일회성으로 수백억원 가량 유입돼 영업이익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 들어 건설업종의 주가는 실적 불확실성과 국내 부문의 성장 한계로 인해 4% 가량 하락했다"며 "국내 부문은 건설업종 주가의 하단을 결정, 해외 부문은 상단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례 없는 원자재 가격 상승,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 건설사들의 풍부한 유동성 등 위험과 기회 요인이 혼재돼 있어 적정 주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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