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美 긴축 공포…환율·증시 '패닉'

Fed '자이언트스텝'·베이징 봉쇄
가능성…금융시장 발작

원·달러 환율 장중 1250원 돌파
'연중 최고'…정부 개입도 안먹혀

코스피, 닷새만에 2700선 재붕괴
中 상하이지수는 5% 급락
< 환율 급등, 코스피 급락 < 미국 중앙은행(Fed)의 ‘더 강력한 긴축’ 예고로 25일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80전 오른 1249원90전까지 뛰었고 코스피지수는 1.76% 하락해 2700선이 붕괴됐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찍혀 있다. 김범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더 강력한 긴축’ 예고에 원·달러 환율이 25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1250원에 육박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급락해 27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80전 오른 1249원90전에 마감하며 종전 연중 최고치인 22일의 1245원40전을 뛰어넘었다. 장 마감 직전엔 125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2020년 3월 23일(1266원50전) 후 2년1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이어 6월에도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Fed가 올해 0.5%포인트 인상을 세 차례 단행할 것이란 기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긴축적)’ 관측이 퍼지면서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한 것이다. 중국에서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도 봉쇄 될 가능성이 거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뛰자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물론 주요 수급 주체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한 것은 지난 3월 7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50원10전까지 치솟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러나 이날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코스피지수는 이날 1.76% 하락한 2657.13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2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휘청였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중국 방역전선의 보루인 베이징까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5.15% 급락했다.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다. 홍콩 항셍지수도 3.73% 내렸다. 대만 자취안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각각 2.37%, 1.90% 하락했다.

조미현/심성미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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