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회복세라고?…낙관 접어라"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 CIO

하락 거듭하다 최근 주가 회복
약세장서 나타나는 일시적 상승
이달 말 대형 기술주 실적 '주목'
미국 증시의 최근 주가 회복세가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상승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낙관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13일(현지시간) 리사 샬럿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이후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의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까지 하락장이었다가 상승세로 돌아선 증시와 달리 채권에서는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와 주가가 정반대로 가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연초 4800을 넘봤던 S&P500지수는 지난달 8일 연중 최저가인 4170.70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날 4446.59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연 1.848%에서 2.670%로 0.822%포인트 올랐다.

샬럿 CIO는 주식시장의 회복 속도보다는 채권시장의 흐름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의 주가 반등세는 투자자들의 낙관과 과잉 유동성에 힘입은 약세장 랠리에 불과할 수 있다”며 “Fed가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다는 과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희망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얘기다.모건스탠리는 연착륙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거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샬럿 CIO는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일으킬 잠재적인 역풍과 금리 상승이 가져올 장기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신호가 보다 현실적인 흐름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말 있을 애플, 메타, 아마존 등과 같은 대형 기술주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향후 주가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리 인상 압력에 쉽게 영향을 받는 기술주들의 실적이 공개되면 주가도 낙관적 전망보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쪽으로 수정될 수 있어서다.

샬럿 CIO는 “투자자들이 주가지수와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이 현실적인 압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주의 실적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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