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뜀박질…"1250원까지 치솟을 수도"

원·달러 환율 1214원

전쟁 장기화 우려 커지고
美 통화긴축도 가속화 예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4일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이 파괴되면 체르노빌 사태의 10배 이상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병언 기자
원·달러 환율이 4일 장중 1214원50전까지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환율이 단기적으로 1250원 선까지 뜀박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환율은 9원60전 오른 1214원20전에 마감했다. 2020년 6월 22일(1215원80전) 후 처음 1210원 선을 넘어선 동시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뜀박질했다. 심각해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결과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58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우크라이나 사태가 갈수록 나빠지는 와중에 Fed의 금리 인상과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양적긴축(QT)’을 예고한 것도 환율을 밀어 올린 변수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일 반기마다 열리는 미 하원 증언에서 오는 15~16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지면 하반기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양적긴축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미국 양적긴축과 관련한 ‘동향 보고서’에서 “이달이나 5월에 열릴 FOMC에서 월간 양적긴축 규모와 긴축 관련 채권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 가치도 뛰게 된다.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20년 3월 19일 달러당 1285원70전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금 환율은 그 당시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일시적으로 1230~1250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210원 저항선이 뚫리면서 1230원 선까지 바로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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