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은 노조 "이재명, 부산 이전 안할 수도"…민주당 특보 단체 참여 요청

산업은행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 하기 위해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특보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이 후보가 이전에 반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3일 산은 안팎에 따르면 조윤승 산은 노조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동지들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부 소식지를 내고 "민주당 선대위 특보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패배하더라도 지방 이전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행(산은)의 본점 이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하고, 현 21대 국회 구성상 민주당이 반대하는 어떤 법안도 통과할 수 없다"며 "동지들이 힘을 모아 반드시 지방 이전을 막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윤석열 후보가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은행 안팎은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같은달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KDB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타지 이전에 관한 말은 이전에도 많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수도인 서울에서 전국의 금융지원을 펼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공기업·공공기관 200여곳을 모두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냈으나, 구체적인 기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산은의 지방 이전에 대해서도 특별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산은 노조는 이 후보가 이전에 반대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고 민주당 선대위 특보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앞서 산은 노조는 지난 22일 국회 행안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 주재로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주최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특보가 되면 임명장을 받게 되고 문자 메시지를 받는 정도의 수고로우만 있다"며 "특보에 많이 참여해 우리의 기세와 위상을 보여준다면, 민주당에는 상당한 힘이 되면서 동시에 기세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와 산은·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노조는 20대 대선 지지 후보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것을 지난 2일 공식 선언했다. 당시 참석자들도 “국책은행의 본령은 공공성과 안정성이 핵심인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산업은행 지방이전 공약’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즉흥적”이라고 반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은행 임원이 아닌 직원이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현 선거법상 특별히 위반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산 지역 주민들은 이재명 후보가 산은 이전을 반대할 경우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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