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비바미, 수익성과 성장성의 매트릭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장사를 오래하다 보니 이제야 눈이 좀 뜨이는 것 같다. 그렇다고 돈을 잘 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을 좀 알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그 예감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늘 틀렸기 때문에 아직도 소기업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현재 비바미가 타켓으로 하는 시장은 매우 좁다.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족저근막염 등 발에 이상이 있는 특정 계층을 위한 신발이다. 이러한 질병들은 대체로 발볼이 매우 좁은 신발을 오래 신으면서 몸 전체에 문제가 생겨서 고통을 유발하는 증상들이다. 대단히 한정된 시장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다가 의도적으로 진입한 시장이 아니다. 순전히 우연에 의하여 잘 모르면서 얼덜결에 접하게 된 시장이다. 애초에 비바미의 시장은 신발의 최소주의, 즉 신발을 최대한 신지 않은 느낌을 주는 맨발신발 시장이다. 하지만 건강 기능성 신발과는 거리가 있다. 맨발신발은 더 건강해지고자 적극적으로 발의 보호를 최소화하면서 뛰고 걷는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라면, 건강 기능성 신발 시장은 어느 정도 건강을 잃은 사람이 현상 유지를 하기위하여 발볼넓은 구두나 운동화를 찾는다. 그러다보니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개발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게 남는 장사일까?’하는 의문도 든다. 그래서 매트릭스를 만들어 보았다.

수익성 : 물건을 팔아 남는 돈.
성장성 :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그에 따라 나의 사업도 클 수 있는 지 여부1사분면 :
수익성도 좋고 성장성도 좋다면, 나는 얼마있지 않아 나이키를 인수하게 될 것이다.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일단 현대인들의 발은 문제 투성이이고, 앞으로도 인간은 날렵한 구두에 반하여 건강에 좋은 발볼넓은 운동화를 크게 신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사분면 :
어쩌면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 틈새시장이니만큼 경쟁도 적고 가격에 대한 저항도 크지 않다. 문제는 시장 크기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답답한 점이 있다. 게다가 미래에 경쟁자가 들어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성장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3사분면 :
사업을 하다보면 미래만 보일 때가 있다. 장밋빛 미랭 취해서 현실을 잊는다. 미래까지 도달하려면 수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개발비에 경쟁까지 겹치면 예상보다 비용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모르긴 몰라도 벤처기업의 다수가 이런 희망 고문을 버티다가 결국 바람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4사분면 :
성장할 가능성도 없고, 수익이 날 가능성도 지극히 낮은 사업이 있다. 그런데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 내 몸을 움직여야 수익이 나는 사업 중 그런 사업이 많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비애를 거기서 본다. 그리고 또 이미 남들이 단물을 다 빼먹은 분야에 뛰어드는 사람도 그렇다. 제품수명주기가 지나간 상품 시장이 그렇다. 하지만 사장만 모른다. 어쩌면 내 사업도 그런 사업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늘 사장은 공부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