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메타·트위터까지…대체 불가능한 'NFT 홀릭'

대체불가능토큰(NFT)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디지털 자산의 일종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다른 비트코인과 1 대 1로 ‘대체 가능한’ 토큰이라면, NFT는 각각의 토큰이 모두 달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미술품 같은 유형자산의 ‘디지털 공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FT에 뛰어드는 빅테크 기업

빅테크 기업은 이런 NFT의 특성을 경영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크리에이터(창작자) 대상 공개서한에서 “NFT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통해 유튜브 생태계를 넓히고, 크리에이터와 팬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가 워치츠키 CEO의 구상대로 NFT를 도입하면 NFT 상품을 유튜브 ‘상품 라이브러리’ 옵션을 통해 판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유튜브는 상품 라이브러리를 통해 의류나 수집품, 인형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프로필을 통해 NFT 판매 기능을 별도로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워치츠키 CEO는 NFT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미 NFT에 뛰어든 대형 SNS 빅테크 기업도 있다. 트위터는 지난달 26일부터 NFT를 구매하면 사용자 프로필에 이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프로필 사진이 일반적인 원형이 아니라 육각형 모양으로 바뀐다. 트위터에 가상자산 지갑을 연결한 뒤 소유하고 있는 NFT를 프로필로 지정하면 된다. 트위터는 NFT 프로필 기능을 선보이면서 “트위터는 블록체인, 가상자산 등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해 더욱 편리하게 사용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메타(옛 페이스북)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프로필에 NFT 사진을 쓸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자체 NFT 마켓을 열어 사용자가 직접 NFT를 발행해 판매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 역시 NFT 시장 진출을 암시했다. 넷플릭스는 NFT를 활용한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공식 트위터 계정에 “NF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넷플릭스 개발팀은 해당 계정을 통해 NFT와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

1년 새 40배 뛰어…성장성 ‘무궁무진’

국내 빅테크 기업도 앞다퉈 NFT 서비스에 나섰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달 카카오톡 안에서 NFT를 거래할 수 있는 클립드롭스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가상자산 플랫폼인 빗썸도 대기업과 NFT 거래소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라인은 블록체인 자회사 LVC 코퍼레이션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NFT 마켓 베타’ 기능을 확충한 종합 마켓플레이스 ‘라인NFT’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NFT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사 플랫폼에 이용자를 붙잡아놓기 위해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NFT라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건 이용자들에게 NFT를 직접 발행·구매하는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 이탈률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NFT의 가치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도래할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재산권을 보장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메타버스 세상에 NFT가 도입되면 토지, 건물 등은 물론 이용자가 직접 만든 아이템 등을 사고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와 똑같은, 그리고 그 이상의 경제활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NFT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NFT 시장 규모는 400억달러(약 47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2020년 10억달러(약 1조1975억원)보다 무려 40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미술품 거래 시장 규모는 501억달러(약 60조8000억원)로 추산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