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전환의 빛과 그늘

대면거래 많은 영세 소상공인 '겹고통'
결제단말기 지원 등 동반성장 노력을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코로나 팬데믹의 양상이 종잡을 수 없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확진자 수가 다시 크게 늘면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잘 대응한다면 극복할 수 있고, 일상 복귀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K방역은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전기자동차, 플랫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엄청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소비도 크게 증가했다. 쇼핑몰이나 식당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과 비대면 배달을 통해 제품과 음식을 구매하는 일이 일상화하고 있다.하지만 급격한 디지털 전환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영세 소상공인이다. 이들은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하며 거래해 왔다. 손님이 시장에 찾아와서 물건을 사가고, 식당에 들어와서 음식을 주문하면 눈앞에 요리해서 내놓는 이른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자 많은 소상공인이 폐업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나마 찾아온 사람들도 키오스크를 이용한 접촉 최소화를 선호하고, 현금은 물론 실물 신용카드로 결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신 주문결제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영세 소상공인은 더욱 어려워졌다. 소상공인들은 찾아오는 손님이 뚝 끊기자 뒤늦게 디지털 전환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미 최신 디지털 시스템으로 무장한 경쟁업체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결제 방법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현금과 실물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결제, 디지털페이, 지역화폐로 확대됐다. 소상공인들은 물건을 팔거나 요리하다가도 뛰어와서 복잡한 결제 방식에 일일이 응대해야 한다. 새로운 결제 방식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형 단말기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마디로 영세 소상공인은 사방에서 어려움이 닥쳐오는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왔다. 그 결과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함께 영세 소상공인의 ‘결제 수단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용카드업계에서 조성한 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 2023년까지 영세 소상공인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결제 시스템의 다양한 변화에 시급히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지원했다. 그 결과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최신 결제 수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간편결제 단말기와 키오스크의 누적 5만 대 설치를 완료했다.동반위와 신용카드재단의 신용카드 영세가맹점 지원사업으로 5만 명에 달하는 영세 소상공인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졌을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신용카드재단의 지원사업처럼 자발적인 동반성장 노력을 계속한다면 영세 소상공인과 같이 디지털 전환의 그늘에서 어려워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검은색은 햇볕을 가장 잘 흡수하는 색이다. 검은 그늘 속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 신용카드 영세 사업자 지원 같은 자발적인 동반성장 노력은 따뜻한 온기로 다가올 것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반성장 노력으로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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