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진통의 시간 불가피…코스피, 하반기엔 3600 갈 것"

2022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2022 투자 전략 -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박정림 KB증권 사장

대담배터리 소재·메타버스 종목 유망
ETF로 불확실한 시장 대응해야
최대 리스크는 코로나·긴축·가계빚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2022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가 21일 한경닷컴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왼쪽부터) 사회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내년 금융자본시장 향방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유동성 장세가 끝나는 내년엔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종목을 잘 선별해야 한다. 성장 둔화 국면에선 전기차와 같은 성장주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글로벌 긴축 위험 등이 가시화되며 내년 1분기가 가장 진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 다시 증시가 상승하며 코스피지수는 360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본다.”(박정림 KB증권 사장)21일 열린 ‘2022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는 내년도 투자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도 열렸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사회를 보고, 최 회장과 박 사장이 토론했다. 이들은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겠지만 그 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성장이 희소해지는 시기’인 만큼 성장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기류 탈 글로벌 증시

두 사람은 올해 증시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공급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및 Fed의 긴축 우려 때문에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난기류를 탔다고 평가했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 사장은 “인플레이션과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 유동성 회수를 감안할 때 1분기가 증시에 가장 진통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상품이나 암호화폐 등 유동성 확대의 혜택을 받은 자산은 충분히 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조정의 폭이 깊진 않을 것이라는 데엔 의견을 같이했다. 최 회장은 “올해 기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하는데 내년에도 7~9% 정도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며 “경기 방향성 자체는 둔화된다는 점에서 시장 평균을 의미하는 주가지수보다는 견조한 기업이익을 감안해 개별 기업과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장은 코스피지수가 내년 최고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미국을 필두로 기업 이익 증가세가 어마어마하다”며 “코스피지수는 내년 상반기 2750선으로 바닥을 한 번 찍고 하반기에 3600선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장주와 ETF

두 사람은 내년엔 제대로 된 성장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이 희소해지는 시기인 만큼 성장주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올해 대비 경기와 물가가 둔화되는 내년엔 성장주나 기술주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닌 한국의 배터리 소재·부품 업종이나 메타버스 분야를 선점하려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사장도 “상반기에는 전체적으로 기업이익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 바이오, 친환경 등 중소형 성장주가 상대적 강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오업종은 그동안 조정을 받아 매력이 커진 만큼 중장기 비중을 확대할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개할 대안으로 ETF도 추천했다. 최 회장은 “ETF는 전문가들이 좋은 종목을 여러 개 묶어 알아서 운용해준다”며 “개별종목을 잘 모르는 사람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도 “바이오, 친환경과 관련된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차곡차곡 모아간다면 어려움 없이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외투자 확대하고 꾸준히 투자해라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해외 투자를 확대하라고 권했다. 박 사장은 “자산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분산투자도 필요하다”며 “미국의 빅테크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여전히 투자자산에서 국내 자산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게 해외투자”라고 말했다.내년에도 눈여겨봐야 할 리스크로는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 미·중 갈등 등을 꼽았다. 박 사장은 “코로나 변이가 계속 나오며 경기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 같고, 내년에 예정된 긴축 역시 그 속도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져 있어 소비여력 축소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내년 한국에선 대통령이 바뀌고 미국은 중간선거를 치른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변화가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질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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