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 파괴자"…북 외무성, 중러 편들며 美 때리기 계속

'민주주의 정상회의'·'美정찰기 러 여객기 근접비행' 문제 삼아 맹공
북한 외무성이 최근의 외교 현안들을 연결고리로 중국과 러시아의 편을 들면서 미국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밑뿌리 채 흔들고 있는 미국식 민주주의' 제목의 글에서 최근 미국이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며 주도했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이 주권국가들로부터 저들에게 복종하겠다는 손도장을 받아내기 위한 강권과 전횡의 무대였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한 반발 입장 발언 등을 소개하면서 이 회의를 "미 행정부가 자기의 허물을 감추고 위신과 인기를 올리는 데 써먹은 정치도박판"이라고 깎아내렸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외부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그들의 힘을 키우고 억압적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회의 폐막일이자 '국제인권의 날'에 맞춰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첫 대북제재를 가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또 다른 글에서 최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긴장이 고조된 흑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가 러시아 민간 여객기에 근접 비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을 "세계 평화의 파괴자이자 교란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제법과 평화적 주민들의 생명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다른 나라들에 대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미국이 러시아를 고립·약화시키고 대러시아 포위환을 더욱 좁힐 목적 아래 러시아 국경지역에서 감행하는 도발행위는 러시아의 강력한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북한 외무성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대립이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격화된 미·러 갈등에서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편을 드는 주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첫 대북제재나 미 국무부의 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잔류 등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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