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업고 메타버스 테마 주도하는 LG이노텍…목표주가 줄상향

애플 XR 기기 출시 예고 뒤 10거래일만에 34%↑
실적 피크아웃 우려 있었지만…"이익 성장 지속될 것"
LG이노텍 직원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메타버스 테마에도 올라타면서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애플이 내년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현할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여 잡고 있다.

24일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1만3000원(4.68%) 오른 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9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10거래일동안 34.10%가 올랐다.애플이 내년 XR 기기를 출시하겠다며 메타버스 산업 진출을 선언한 덕이었다. LG이노텍은 이미 애플의 아이폰13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의 70% 이상을 공급할 정도로 애플과 각별한 사이기에 XR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또 애플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율주행전기차에도 카메라모듈이 들어가기에,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애플을 내세운 성장 가설이 만들어지고 주식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나자 증권가도 LG이노텍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키움증권(33만원), KB증권(35만원), 하이투자증권(40만원), 신한금융투자(40만2000원), 유안타증권(38만원) 등 5개에 이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내년 XR 기기 출시와 2025년 애플카 출시 전망에 따른 핵심부품 공급 가능성 확대로 (LG이노텍은) 향후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그는 XR기기 부품 공급에 따른 성장 가능성에 대해 “XR기기 시장의 성장세는 스마트폰 초기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카 부품 공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LG이노텍이 모터센서, 라이다, 카메라, 통신모듈 등 자율주행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글로벌 자동차업체 15곳 이상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미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임을 감안할 때 향후 애플카 공급망 진입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카메라 매출은 올해 3300억원으로 확고한 업계 1위”라며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향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카메라 이외에도 모바일용 라이다(LiDAR) 스캐너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라이다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번 급등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까지는 실적의 정점(피크아웃) 우려로 주가 흐름이 답답했지만, 증권가는 LG이노텍이 내년에도 실적을 성장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1조2615억원이다. 올해 컨센서스 1조253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수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내년 LG이노텍의 이익 감소를 우려하지만, 역기저 현상이 아닌 전년 대비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멀티카메라 내 모듈 각각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고, (LG이노텍의) 고객사 카메라도 업그레이드되기에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 경쟁사인 샤프는 올해 센서시프트 라인 투자를 사실상 단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객사 내 LG이노텍의 높은 지위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