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없이는"…中언론 '요소수 사태' 집중조명

"한국 차량용 요소수 中 전량 의존"
"자영업·건설업·물류업까지 큰 영향"
中 네티즌, 웨이보서 한국 조롱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시멘트·레미콘 등 건설자재 유통에도 비상이 걸린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언론들이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올 들어 약 97%의 요소 원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을 부각하며 국내 원자재 공급망을 깎아내리는 뉘앙스다.

9일 중국 관영 환구망은 "차량용 요소수 부족 사태가 연일 한국 언론의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며 "중국이 석탄 가격 상승과 전력난 문제로 요소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수입에 의존해오던 한국의 차량용 요소수 공급이 부족해졌다"고 보도했다.현지 인터넷 매체 펑파이도 "한국의 자동차용 요소는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며칠째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이 수입한 산업용 요소의 97.6%가 중국산일 정도로 과도한 중국 의존 문제는 국내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펑파이는 요소수 사태가 택배업과 운수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대형 기계를 사용하는 건설 현장과 자동차 업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찰자망은 요소수 품귀 사태 극복을 위해 중국 정부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소개했다. 관찰자망은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역량을 동원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발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중국에 특사단을 파견해서라도 대책을 강구하자고 한 발언 등을 소개했다.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선 "한국은 대부분의 제조업 원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이 요소수 문제를 겪기 전까지 요소가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못했다" "중국이 한국의 물류를 멈춰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등의 조롱섞인 반응이 나왔다.

요소수 품귀 현상은 전 세계 주요국 중 유독 국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경유(디젤) 차량 운행이 많은 데다, 원재료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다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뒤통수를 맞으면서다.

한국은 요소수 제작에 사용되는 암모니아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 한국 암모니아 수출액은 1억4000만달러(약 1655억원)로,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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