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의 사악한 정치목적에 악용"…유엔군사령부 해체 촉구

김성 북한대사, 유엔 4위원회 발언…이스라엘과 '인권' 공방도
북한이 지난달 27일 제76차 유엔총회 4위원회에서 유엔군사령부의 즉각 해체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유엔 홈페이지에 공개된 당시 회의 영상을 보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유엔이 평화유지활동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지 못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주한유엔군사령부를 지목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유엔사를 불법으로 설립했다고 주장하며 "사악한 정치·군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평화유지라는 구실로 '유엔' 이름을 악용하는 행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고집은 남한에 대한 점령을 정당화·영구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정치·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다"며 유엔사의 즉각적인 해체를 촉구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으로 정전 상태인 6·25전쟁을 끝내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명분 삼아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 해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성 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여전히 유엔사 해체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대사는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를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끌어내는 등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의 팽창주의 정책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짓밟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 대표는 "북한 대표는 뻔뻔스럽게도 '인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내 국가를 공격했다"며 "결사와 표현의 자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금지하는 정부 대표의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통받는 자국민에 대한 국제 인도적 지원을 막는 국가로부터의 공격"이라며 "북한 대표는 자국에 더 신경 쓸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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