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슈퍼사이클' 펄펄 끓는 포스코·현대제철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2차전지·모빌리티 등 비철강 부문도 강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가 10년 만에 찾아온 ‘철강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올 3분기엔 철강제품 가격 급등과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창사 이후 최고의 실적을 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철강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품 가격 오르는데 中은 감산

포스코는 올 3분기 매출 20조6370억원, 영업이익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5일 공시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8%, 41.6% 증가했다. 1968년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분기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에 매출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원을 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953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전년 동기(334억원) 대비 2374% 증가했다. 사상 최고치였던 2분기(5453억원) 영업이익을 크게 넘어서면서 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경시했다. 영업이익률은 14.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철강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한 것이 국내 철강업체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은 철광석 가격 하락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철광석은 용광로(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할 때 쓰이는 주원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t당 220달러까지 치솟았던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들어 11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세운 중국이 본격적인 철강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8월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8324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하루 평균 생산량도 268만t으로 전월 대비 4.1% 줄었다.

통상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철강 가격도 떨어진다. 하지만 중국의 철강 감산과 수출 제한 조치 강화로 국내 철강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면서 철강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열연강판 출하 가격도 t당 5만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가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상반기 t당 약 80만원에서 하반기 100만원대로 올린 영향도 컸다.이달 중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동국제강도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선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이 2008년 2분기(2746억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23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非철강부문 사업도 확대

국내 철강업체의 실적 호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 자동차 건설 등 다른 전방산업의 견고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철강 가격의 점진적 안정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감산, 수출억제 정책으로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철강 시황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4분기 실적도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포스코가 올해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대치였던 2008년(7조17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대제철도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2조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비(非)철강부문 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신성장 부문에선 포스코케미칼이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판매 증가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전력 단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현대제철은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거점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부품 판매를 강화하고, 신소재 가공사업 확대 등 미래 사업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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