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스마트팩토리·탄소중립 통해 '역전 DNA' 깨운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RES프랑스가 개발한 풍력발전기. /한화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 창립 69주년을 맞아 현 상황을 ‘위기가 일상화한 세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한화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전의 DNA가 있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새로운 세계를 향한 가슴 뛰는 도전을 시작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김 회장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제시한 화두는 디지털 전환과 사업구조 혁신이다. 김 회장의 주문에 따라 한화 계열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진천공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태양광 제조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팩토리다. 충북 진천·음성군에 있는 한화큐셀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셀과 모듈 공장으로 연간 4.5기가와트(GW)의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셀의 원재료인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작업환경 실시간 모니터링, 제어, 물류 및 작업내역 추적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 제조실행시스템(MES) 기반 스마트팩토리가 구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은 국내 유일한 항공엔진 부품 스마트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공정 운영 최적화를 위해 설비 가동, 제품 가공 상태 정보를 실시간 자동 집계해 데이터베이스(DB)에 축적하고 있다. 제품 가공 불량, 설비 고장 등 공정 이상 발생 시 결과와 인과관계 분석을 목표로 운영 중이다. 한화토탈은 주요 설비 안전 점검과 개선 작업을 하는 석유화학공장 정기보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접목했다. 대산공장 정기보수 기간 중 비대면 업무 확장을 위해 무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글라스 원격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안경에 부착한 카메라 렌즈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성을 공유하는 사물인터넷 장비다.

한화그룹은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에 주목하고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올초 드론용 수소탱크 국내 인증, 지난 7월엔 차량용 수소연료탱크 유럽연합(EU) 인증을 마쳤다. 지난해 12월에는 글로벌 수소탱크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사내 벤처로 출발한 ‘시마론’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에너지 기업 선브리지에 10년간 압축천연가스(CNG) 운송용 튜브트레일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앨라배마에 탄소섬유 기반 고압탱크 생산시설을 지을 예정이며, 이를 통해 수소 저장 및 운송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올초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는 글로벌 수소가스터빈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해 LNG 가스터빈을 수소 가스터빈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한국서부발전과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수소혼소 발전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LNG에 50% 이상 수소를 함께 태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계획이다. 수소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LNG를 같이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소 비중이 높을수록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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