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층 아파트서 작업하던 도색공 밧줄 '싹둑' 자른 입주민

외벽 작업 도중 10층 주민이 밧줄 절단
생명줄 잘랐지만…"살해 의도 없어" 부인
한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을 위해 작업자들이 물청소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태국 방콕의 한 아파트 주민이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던 도색공의 밧줄을 자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2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태국 빡끄렛 경찰서는 방콕의 한 아파트 입주민인 34세 여성 A씨를 체포해 살인미수와 재산손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작업을 하던 도색공의 밧줄을 절단해 체포됐다.당시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던 도색공 중 한 명인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송씨는 "다른 근로자와 32층에서 순차적으로 내려오며 외벽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30층 부근에서 갑자기 로프가 느슨해지며 매우 불안정해 아래를 쳐다봤더니 한 여성이 밧줄을 절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작업자를 지탱하는 밧줄이 잘린 가운데 도색공 한 명이 아파트로 피신하고 있다. 사진=텔러리포트
이를 발견한 송씨는 일행에게 소리쳐 이 사실을 알렸다. 아파트 옥상에 있던 다른 직원이 밧줄을 잡아 버티려 했지만, 도색공들을 구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송씨 등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구조를 요청했고, 26층 주민이 위태롭게 밧줄에 매달린 도색공을 발견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도색공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절단된 밧줄에서 지문과 DNA를 체취해 10층에 거주하던 A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이 증거를 내밀자 창문을 열고 밧줄을 자른 범행을 인정했다. 다만 도색공들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A쓰는 아파트에서 외벽 작업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데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은 15일 내에 지방법원에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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