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구속 가능성 높다"…송영길 "승복하라"

이낙연은 칩거…與 내분 심화
설의원 "결정적 제보자 3명 만나"

김두관 "숨지말고 결정 내려라"
부정적 당내 여론에 거취 고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이틀째 칩거하고 있다. 선거 캠프는 이의제기를 신청하며 사실상 경선 불복을 선언했지만, 후보 본인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3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해당 논란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캠프 종합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12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이 후보의 흠결과 전과, 스캔들을 고려하면 본선에 나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제보자)들을 만났다”고 했다.이낙연 캠프는 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 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당규 해석이 잘못됐으며, 이에 따라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49.32%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캠프는 이날 예정됐던 해단식도 연기했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 측 이의 제기와 관련해 13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유권해석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무효표 논란의 최종 해석 권한은 당무위에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무위를 소집해 과반 참석,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고 결론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여론은 부정적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결선투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설 의원 뒤에 숨지 말고 본인이 결정을 내려라”고 지적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설 의원을 겨냥해 “과도한 주장으로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는 건 정당정치의 정도가 아니다”며 “승복의 정치 전통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여권 내부에선 이 전 대표 측이 당 선관위 및 지도부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 의원은 이날 가처분신청 등 소송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얼마든지 그런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이낙연 캠프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불거질 당내 후폭풍 등을 고려해 외곽 단체나 지지자들이 행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낙연이 빠진 본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이 앞으로 구성될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고 후보 교체를 계속 요구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2014년 전남지사 선거 경선 때도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해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표차를 뒤집은 경험이 있다”며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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