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만들고도 '게임왕' 된 애플

게임사 4곳 합친 것보다 이익 많아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액티비전블리자드 소니 등 4개 기업을 합친 것보다도 게임 부문에서 더 많은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 게임 부문에서 85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MS의 자회사 엑스박스, 콘솔 게임기 스위치를 만드는 닌텐도, 액티비전블리자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유명한 소니의 게임 부문 영업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WSJ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게임이나 게임기를 개발하지 않고도 애플을 세계 게임시장의 왕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는 앱 장터인 앱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운로드 한 건당 30%의 수수료를 통행세 격으로 애플이 걷어가는 구조다.

하지만 게임시장에서 공고했던 애플의 지배력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MS,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 등이 게임업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가상현실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게임에 가상현실이 접목되면 검색 쇼핑 라이브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이 게임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게임 규제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앱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앱스토어를 통해 발생한 모바일 게임 매출은 450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이 31%로 미국(26%)을 웃돌았다. 텐센트의 인기 게임 ‘펜타스톰’을 비롯해 매출 상위 게임 5개 중 3개가 중국 게임이다.세계 각국은 반독점법을 앞세워 애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개발자들이 앱 이용자에게 인앱 결제의 대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는 애플의 조치가 반경쟁적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애플에 90일 이내에 외부 결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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