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내년 금리인상 시사…"테이퍼링 곧 실시"

1년반째 제로금리로 동결
FOMC 위원 절반이 내년 인상에 무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곧 시작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반면, 물가상승률은 종전 예측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금리 억제를 위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이러한 자산매입의 규모를 조만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이 이르면 다음 회의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르면 11월 FOMC에서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올해 FOMC는 11월 2~3일과 12월 14~15일 등 2번 남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현재의 0.00∼0.25%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고정됐다.

하지만 FOMC 내부에서 내년 금리인상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연준은 또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2022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점도표에서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했다.2023년에도 현 수준의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위원은 1명에 그쳤다. 나머지 17명 중 과반인 9명은 2023년에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내렸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전망은 올렸다.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7%에서 5.9%로 하향 조정됐다. 2022년 성장률은 종전 3.3%에서 3.8%로 상향됐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3.7%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3%, 2023년 물가상승률은 2.2%로 각각 예측됐다.

2022년 인플레이션은 3.8%로 3개월 전 전망과 동일했고 2023년 예상치 역시 3.5%로 유지됐다. 2024년 전망치도 3.5%로 제시됐다. 실업률 역시 내년 3.8%, 내후년 3.5%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2024년 전망치도 3.5%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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