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공포'에 미 8월 일자리 24만개↑…테이퍼링 늦춰지나(종합)

전망치 크게 밑돌아 "커다란 실망"…델타 유행에 소비활동 등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일정표가 늦춰질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23만5천개 늘어났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일자리 증가폭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만3천개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소폭 증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앞서 6월과 7월 일자리가 각각 96만2천개, 105만3천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고용 둔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실업률은 5.2%로 전월 5.4%보다 소폭 내려갔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7%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대에 못 미친 8월 고용 성적표에 CNBC 방송은 "커다란 실망"이라고 논평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고용에 갑자기 저속 기어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고용 회복세가 급격히 느려진 것은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소비 활동이 위축되고 대면 접촉이 많은 일자리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레스토랑·술집 고용은 4만2천개 감소했고, 소매업·건설업·의료서비스업과 공공 일자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일하러 나갈 수 없다'는 응답자가 7월 520만명에서 8월 560만명으로 늘어난 것도 델타 변이의 여파를 잘 보여준다.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8월 고용지표는 연내 테이퍼링을 준비 중인 연준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미 언론들은 전망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올 정도로 물가가 급상승하고 6∼7월 일자리 증가폭이 컸다는 점에 자신감을 얻어 이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내놓고 11월께 본격 착수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9월 FOMC를 앞두고 나온 이날 실적이 전망을 크게 밑돈 만큼 테이퍼링 시작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CNBC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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