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소액주주 뿔났다…"개미 대표를 이사회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사조그룹이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소액주주들은 오너 일가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경영을 했다고 주장하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가운데, 사측도 지분 쪼개기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는 등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14일 열리는 사조산업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며 표 모으기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사조산업 오너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지난해 회사 소유의 골프클럽과 아들 주지홍 상무가 1대 주주로 있는 골프클럽의 합병을 추진했던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주 상무의 골프클럽이 입은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또 사조산업이 갖고 있는 골프장 손실과 해외 사업 부실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주총에서는 주 회장과 기존 사외이사진 해임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 중 주 회장 해임 안건은 개정 상법에서 도입된 `3%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3%룰에 따르면 이사회 내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보유 지분이 아닌 최대 3%까지만 인정된다. 대주주들의 의결권을 제한해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들이 주주권을 쉽게 행사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소액주주들도 주 회장 해임 안건의 경우 의결을 기대하기보다는 `책임·투명 경영`을 촉구하는 상징적인 행위라는 입장이다.하지만 감사 해임과 선임은 3%룰이 적용되는 만큼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소액주주들이 송종국 주주연대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해달라는 제안을 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송 대표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 각종 회계장부 등을 열람할 수 있고,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다는 기대다.

사조산업 대주주 측도 주주연대에 맞서 의결권 수집에 한창이다. 최근 주 회장은 2명의 주주에게 주식 15만 주(3%)씩을 대여하고, 계열사 사조랜더텍과 사조오양도 사조산업 지분 3%를 매입했다. 이렇게 지분을 쪼개거나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면 임시주총에서 주 회장에게 동조하는 의결권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감사위원 자격을 현 이사회에 유리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감사위원회 총 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이어야 하고, 사외이사가 아닌 위원은 관계법령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사조산업 정관 제39조 4항을 `감사위원회 위원은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등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일반 결의로도 논의하겠다고 나섰다.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일반 주주 지분 44% 중 30% 이상의 위임장이 회수되면 회사 측의 정관 변경을 막아내고, 소액주주연대 측 감사위원을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다"며 "사조산업 소액주주운동이 동학개미들에게 용기를 불러 일으키고, 오너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견제하는 새로운 역사가 주식시장에 퍼져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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