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환율 상승은 오버슈팅"…7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

원·달러 환율 8.3원 내린 1168원
美 테이퍼링 땐 1200원 넘을 수도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18일 원·달러 환율이 7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는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신호를 보내는 만큼 환율이 재반등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원30전 내린 11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17일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34원20전 오른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1179원7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기획재정부의 구두개입에 따라 내림세로 전환했다. 오재우 기재부 외화자금과장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도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한 달러 매수가 원화 약세의 주된 요인”이라며 “환율 상승은 단순 수급 요인이라기보다 오버슈팅으로 보여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 하락세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블룸버그와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7.8% 절하됐다. 미국 유로존 중국 브라질 등 주요 12개국 통화가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됐다.

최근 환율이 뜀박질한 것은 외국인이 한국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도한 영향이 컸다. 올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실적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됐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것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환율을 밀어올린 재료로 작용했다. Fed가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됐다.외환당국이 이날 환율을 1160원 선까지 눌러 놓았지만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유동성 파티’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환율이 재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월부터 들어간 과거 Fed 테이퍼링 때도 환율은 급등했다. 2014년 7월 3일 1008원50전까지 떨어진 환율은 같은해 11월 14일 1100원50전으로 1100원 선을 돌파했다. 2015년 9월 7일(1203원70전)에는 1200원 선을 넘어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수급 여건과 테이퍼링 발표 여부에 따라 일시적으로나마 1200원 선이 뚫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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