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만4천500m 달린 하산, 금2·동1 따며 '육상 새 역사'

10,000m와 5,000m 우승하고 1,500m 동메달…중장거리 모두 잘 뛰는 신인류
특별취재단 =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은 '위대한 여정'을 마친 뒤 "당분간은 10m도 뛸 생각이 없다"며 "이제 긴장을 풀고, 커피 한잔하고서 푹 자야죠"라고 말했다. 하산은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가장 자주, 오래 뛴 선수다.

그는 올림픽 채널,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결정을 후회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육상 역사상 가장 '진기한 기록'을 만들었다.

하산은 7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10,000m 결선에서 29분55초32로 우승했다. 하산은 200m를 남기고 속도를 높였다.

선두를 달리던 '세계기록 보유자' 레테센벳 지데이(23·에티오피아)를 제친 하산은 칼키단 게자헤인(30·바레인)의 추격을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달했다.

게자헤인이 29분56초18로 2위, 지데이가 30분01초72로 3위를 차지했다. 하산은 "정말 행복하다.

모든 여정이 끝났다"며 "이제 나는 안심하고 깊이 잘 수 있다"고 웃었다.

5,000m에서도 우승한 하산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중거리 1,500m에서는 동메달을 따내 '올림픽 육상에서 전례가 없는 1,500m, 5,000m, 10,000m 동시 메달 획득'의 사건을 만들었다.

하산은 7월 30일 5,000m 예선을 시작으로 8월 2일 오전 1,500m 예선, 2일 오후 5,000m 결선, 4일 1,500m 준결선, 6일 1,500m 결선, 7일 10,000m 결선 등 9일 동안 6차례 레이스를 펼치며 2만4천500m를 달렸다.

마지막 레이스였던 10,000m 결선을 마친 뒤에는, 너무 지쳐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하산은 "정말 기뻤고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트랙에 누울 수 있는 게, 당시엔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다"고 했다.
하산은 대회 내내 "힘들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누구도 도전하지 않은 일을 하산이 해냈다.

육상에서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0,000m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하지만 하산은 중거리와 장거리에서 모두 최고 기록을 만드는 '신인류'다.

하산은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1,500m와 10,000m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 동일인이 중거리 1,500m와 10,000m를 석권한 건,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2021년 도쿄에서는 5,000m까지 포함해 3개의 메달(금 2, 동 1개)을 따냈다.

많은 육상 팬이 하산의 도전을 응원했고, 환호를 보냈다.

하산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너무 힘들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산은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났다.

그는 "살기 위해서" 2008년 고향을 떠났고,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육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5살이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육상에 입문했지만, 하산은 육상계를 뒤흔드는 신인류로 성장했다. 2021년 여름 도쿄에서, 하산은 지구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뽐내며 육상계에 유례없는 사건을 만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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