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의 예수' 에밀 카폰 신부, 한국 무공훈장 받는다

염수정 추기경 "참전한 청년들의 고귀한 죽음 기억할 것"
한국전쟁 당시 미국 군종 신부로 참전해 박애를 실천한 '한국전의 예수' 에밀 카폰 신부가 대한민국 최고 등급의 무공훈장을 받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유엔군 참전의 날인 27일 에밀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카폰이 청와대에서 열리는 포상 수여식에서 태극무공훈장을 대리 수상한다고 26일 전했다.

행사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대리인 페르난도 레이스 몬시뇰,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가 참석한다.

카폰 신부는 지난 4월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이 1956년 번역한 책 '종군 신부 카폰'으로 생애가 널리 알려졌다. 카폰 신부는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부상병을 돌보다 포로가 됐고, 1951년 포로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난 3월 미국 하와이주 국립태평양 묘지에 안장된 신원 미상의 참전용사 유해 중에서 카폰 신부 유해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한 정 추기경은 사후 출간된 개정판 서문에 추가할 구술을 남기기도 했다.

카폰 신부는 전쟁터에서 인류애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미국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교황청 시성성(순교·증거자의 시복·시성 담당)은 1993년 카폰 신부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했고, 카폰 신부 출신 교구가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

염 추기경은 "카폰 신부님이 태극무공훈장을 받게 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땅에서 전쟁 중 목숨을 바친 분들, 우리나라를 위해 참전한 유엔군 청년들의 고귀한 죽음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