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 기류…막판 변수 되나

4조 대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막바지 변수가 생겼다. 신세계그룹과 동맹을 맺고 인수전에 뛰어든 네이버가 막바지에 선회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내부에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네이버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밝히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원인 신세계에 '최후 통첩'을 내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함께 참여한 신세계와 네이버 사이의 전선이 심상치 않다. 네이버 측에서 가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동맹이 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경DB.
양 사 관계자는 "최종 계약때까지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지만 네이버가 이번 이베이코리아 거래 참여엔 부정적인 것이 맞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본입찰 직전까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마트가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체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 금액의 20% 가량을 네이버가 맡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성 둔화를 우려한 실무진에서 참여 여부를 두고 부정적 의견을 펴면서 계약 직전 불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인수전을 신세계그룹이 전담했지만, 4조원에 육박한 인수가에 대한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네이버에 참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현미경을 댈 가능성이 큰 점도 막바지 인수의사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직접 오픈마켓에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는 점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에서 꾸준히 나왔다. 네이버 내부에선 이번 거래 외 양사간 유통 부문에서의 협력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의 불참이 확정되더라도 신세계는 독자 완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는 이번 딜을 위해서 약 5조원 가량을 이미 조달했다. 이 중 약 3조원 가량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전제로 취득하는 지분 등 자산을 담보로 조달한 인수금융이고, 나머지 2조원 가량은 하남스타필드 등을 담보로 조달한 운영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에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자금 구조를 새로 짜야 하지만 인수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롯데쇼핑이 일찌감치 인수를 포기하고 단독 협상자로 남은 상황에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기고 80%만 인수하는 방안으로 거래구조 변경을 제시하는 등 인수 부담을 낮추려는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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