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6개 구·군이 지난해 집행을 못 해 묵힌 예산(순세계잉여금)이 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9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지자체별 '2020회계연도 결산검사의견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시당에 따르면 2020년 부산 16개 구·군 전체 순세계잉여금은 6천96억원이었다.
순세계잉여금은 세입 총액에서 쓴 돈과 다음 해 써야 할 이월금, 반납할 국비와 시비를 빼고 남은 돈이다. 6천96억원은 16개 구·군 세입결산 총액 기준 총예산인 10조2천861억원의 6%에 달하는 금액이다.
336만여명인 부산시민 1인당 18만원씩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규모다.
지역별 순세계잉여금은 금정구가 6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구 614억원, 기장군 513억원, 동래구 506억원, 부산진구 494억원, 서구 468억원, 해운대구 461억원, 연제구 420억원, 영도구 403억원, 동구 315억원, 수영구 253억원, 사하구 236억원, 사상구 228억원, 북구 200억원, 강서구 163억원, 중구 139억원 등이었다.
전체 예산 대비 순세계잉여금 비중은 서구 9.9%, 금정구 9.9%, 남구 8.6%, 영도구 8.2%, 동구 7.9%, 동래구 7.6%, 연제구 7.5%, 기장군 6%, 부산진구 5.4%, 중구 5.3%, 수영구 4.8%, 해운대구 4.7%, 사상구 3.8%, 강서구 2.9%, 사하구 2.9%, 북구 2.6% 등으로 나타났다.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순세계잉여금은 구·군이 원하는 사업에 당장 쓸 수 있는 예산"이라며 "6천96억이 남았다는 것은 주민들이 6천96억원 만큼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진보당에 따르면 2020년 서울 노원구에서 주민 1만7천명이 자발적인 주민투표를 통해 '남는 세금 돌려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조례'가 제정됐고,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지원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노 위원장은 "지방재정은 걷은 세금 그대로 주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원칙인데 매년 지자체 곳간에 수백억씩 쌓아두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순세계잉여금이 주민들 요구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주민요구안을 모으는 운동을 각 구·군별로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