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에 이재명표 '지역화폐'?…지도부 거론에 술렁(종합)

'이해찬계' 김성환 원내수석 "지역화폐 지급" 언급 논란
이낙연 "일률 지역화폐, 부수적 문제 발생" 정세균 "본질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가 차기 대권 경쟁과 겹쳐 당내 논란이 될 조짐을 보인다. 지난 2일 민주당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3개월 (안에 사용해야 하는) 지역화폐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그런 성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역화폐 방식의 재난지원금은 대표적인 '이재명 브랜드' 정책으로 꼽힌다.

지역화폐 방식의 보편지원이 소득 지원과 경제활성화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론이다. 이 지사는 3일 통화에서 "단순히 소득지원으로 끝나면 경제활성화 효과가 적다"며 "소상공인 매출 지원 효과도 있는 지역화폐로 주는 것이 경제 회복 효과가 크다.

이걸 매월 단위로 하면 그게 기본소득"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도 "시한부 지역화폐로 일정기간 내 골목상권 소상공인 매출을 강제하면 매출이 매출을 부르는 승수효과에 매출 양극화 완화 효과로 1차 경제생태계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실제로 올해 초 전 도민에게 지역화폐로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당정 사령탑이던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는 물론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김 원내수석의 개인 아이디어라는 입장이지만, 지도부 인사가 직접 이를 거론한 것이 미묘한 파장을 낳는다. 특히 김 원내수석은 이해찬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다.

당내에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돕는다는 시선이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해석이 분분하다.

경쟁 캠프 쪽에서는 불쾌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길도 나온다.

한 군소주자 측은 "방송 듣다가 (김 수석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국민들이 재난지원금 갖고 속칭 소고기 사드시면서 '이거 이재명이 준 거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제 대놓고 띄워주기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지역화폐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인데다, 특정 지자체에서 하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하자고 말한 것은 당직자 입장에서 여러 가지 오해를 살 수 있어 부적절했다"며 "정부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도 지역화폐 지급방식에 대해 흔쾌하지 않은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통화에서 "일률적으로 지역화폐로 지급할 경우 (소비처 제한으로) 소비 진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않는 지자체는 어찌할 것인지,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가 모두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어찌할 것인지 부수적인 문제가 많이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기본적으로 세대주 신용카드에 돈을 넣어드리되 지자체에서 매칭해서 지원하는 금액은 지급 방식을 지자체에 맡겼다"며 "당 지도부가 지혜롭게 결정해주길 바라지만 당시 방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통화에서 "지역화폐로 주면 어떻고 카드면 어떻냐. 소비로 잘 연결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며 "(지역화폐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월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이 지사의 지역화폐 지급 주장을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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