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홍콩에 끼칠 영향 고민"

홍콩매체 "미국 관세 인하 등 확실한 혜택 있어야 협조할 것"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조세 피난처 홍콩에 끼칠 영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SCMP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 논의가 중국에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 협상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공식적인 법인세가 25%인 중국 본토에서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큰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테지만,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 등 확실한 혜택을 주지 않는 한 쉽게 해당 논의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CMP는 그러면서 "중국이 우려하는 바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본토보다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조세 피난처인 홍콩에 끼칠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간 낮은 세금으로 외국 기업들을 유치해왔던 홍콩에는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SCMP는 '조세정의네트워크'의 올해 초 분석을 인용해 홍콩이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7위 조세 피난처라고 전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홍콩의 뒤를 이어 9위에 올랐다. 주요 20개국(G20)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올해 중반까지 법인세 하한선 설정과 디지털세 부과 등 글로벌 조세 어젠다에 관해 합의에 기반한 해법을 도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조세 의제와 관련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현대적인 국제 조세 시스템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미국이 이번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법인세 인하 경쟁 중단을 위해 국제적인 법인세 하한선 설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로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논의 중인 12.5%보다 훨씬 높은 21%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티시스 아시아퍼시픽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앨리샤 가르시아-헤레로는 SCMP에 "글로벌 최저 법인세가 도입되면 패자는 조세 피난처 홍콩"이라고 말했다.

인민대 금융연구원 자오시쥔(趙錫軍) 부원장은 "미국이 정말로 공정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 이중 잣대를 유지하는 대신, 중국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와 투자 장벽을 낮춰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중국은 공정한 조세 환경을 원한다. 보호주의의 부상은 세계 경제에 좋지 않다"며 "그러나 미국이 먼저 변해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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