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니 마음 편해요" 부산서도 고령층 백신 접종

가족 손 잡고, 휠체어 타고…아침부터 많은 사람 몰려
"백신을 맞으니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조금도 안 아픈데. 다들 맞으러 오면 좋겠네요.

"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내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서도 1일부터 만 75세 이상 일반인과 노인시설 입소·이용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접종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센터 앞은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경찰과 소방 구급대가 센터 인근에 대기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에서 접종이 진행됐다.

이번 접종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휠체어 등 보조 보행기에 의지하거나 자식, 손자 등 보호자와 함께 센터를 찾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부산진구청에서 준비한 셔틀 차량을 이용해 센터에 도착하기도 했다. 대부분 사전에 백신 접종에 대해 동의를 하고 온 터라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동 단위별로 1시간당 80명씩 접종이 이뤄졌는데, 이들은 야외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이후 문진표를 작성, 의사와의 면담을 통해 기저질환 여부와 복용 중인 약 등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예진을 마친 노인들은 접종실로 이동해 백신을 맞았다.

이후 15분간 대기실에서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한 뒤 최종적으로 접종을 마쳤다.

이날 센터 내 첫 접종자인 박말조(94)씨는 "백신을 맞으니 마음이 편하다"며 "하나도(조금도) 아프지 않았다"며 웃음을 내비쳤다.

이어 "다른 사람에게도 백신을 맞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모친을 모시고 센터를 찾은 이영자(68)씨 역시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격려를 많이 했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백신을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백신 맞기 전날부터 몸 관리를 하는 등 컨디션을 조절한 이들도 있었다.
86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온 송모(48)씨는 "어제 든든하게 식사하고, 일찍 자는 등 종일 푹 쉬었다"며 "아침에도 혈압을 확인하는 등 혹시 몸에 이상이 없는지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보호자가 없으면 이동이 어려워 직접 센터를 방문하기 다소 힘들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남모(90)씨는 "오늘 접종을 받기로 했는데 아들이 휴가를 낼 수 없어 혼자 왔다"며 "기저질환은 없어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접종 첫날인 만큼 접종 순서가 헷갈리는 등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88세 부친을 모시고 온 60대 A씨는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구청 직원들만으로 현장을 안내, 관리하려 하니 너무 혼란스럽다"며 "더 많은 인력이 투입해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접종으로 집단면역 달성이 계획대로 진행되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A씨는 "코로나 때문에 전 국민이 1년간 너무 고생하고 있다"면서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모두가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에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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