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반군에 휴전 제안…반군 "새로운 것 없다"

후티 반군 "사나 공항·호데이다 항구 봉쇄 먼저 풀어야"
예멘 내전에서 아랍동맹군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 측에 휴전을 제안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는 이날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멘 전 지역에서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하는 '휴전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된 휴전 계획에는 예멘 수도 사나 공항의 운영 재개와 호데이다 항구로의 음식과 석유 수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르한 왕자는 "이제 (휴전 성사 여부는) 후티에게 달렸다"며 "후티는 자신들의 이익을 첫 번째 우선순위에 둘지 아니면 이란의 국익을 우선에 둘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 측의 정치적 협상이 재개될 것이며, 양측이 이에 동의하는 대로 바로 (휴전 계획은) 발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촉발된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예멘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사나 공항은 내전이 본격화된 2015년 이후 정기적인 상업용 항공편을 운영한 적이 없었다.

홍해 변 항구도시 호데이다는 예멘으로 들어오는 구호품과 생활필수품의 70%를 차지하는 물류 요충지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을 장악하려는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격전이 전개됐다. 남부의 항구 도시 아덴에 근거지를 둔 예멘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우디 측의 휴전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반군 측은 "사우디의 제안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며 사실상 휴전 제안을 거절했다.

반군 지도부는 AP에 "우리는 사우디 공항과 호데이다 항구에 대한 봉쇄를 사우디가 먼저 풀 것을 기대했다"면서 "공항과 항구를 다시 여는 것은 인도주의적 권리이며 압박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사나 등 인구가 많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반군에게 무기가 조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구와 공항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사우디의 '휴전 계획'에는 사나 공항에 어떤 항공편 취항을 허용할지, 호데이다 항구를 통한 식량·연료 수입에 있어서 사전 허가를 받을지 등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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