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美 젊은층 16%가 성 소수자…양성애자 최대"

전체 성인 중 LGBTQ 비중은 5.6%
2017년 4.5%...3년 새 1.1%P 늘어
미국 하원에서 지난달 25일 성 소수자(LGBTQ) 권리 확대 법안이 통과되자 일부 의원들이 워싱턴DC 의회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인 100명 중 6명 가까이가 성 소수자(LGBTQ)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진행됐던 통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여론조사 업체인 갤럽이 작년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5.6%가 성 소수자로 집계됐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성 소수자를 뜻하는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퀴어의 앞 글자를 딴 단어다.

성 소수자는 2017년 같은 조사 땐 전체 성인의 4.5%였다. 3년 만에 1.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제프 존스 갤럽 선임 편집장은 “성 소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건 시민들의 사고와 함께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Z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 태어난 세대)의 등장이라고 갤럽은 설명했다. 현재 만 18~23세의 젊은층인 Z세대 응답자 중 15.9%가 “나는 성 소수자”라고 답했다. 6명 중 한 명 꼴이다.반면 1965년 이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에선 2% 미만이 성 소수자로 분류됐다.

존스 편집장은 “이번 조사에선 성적 지향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요구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성 소수자라고 답한 사람 중 54.6%는 양성애자라고 했다. 또 24.5%는 동성애자였고, 11.7%는 레즈비언이었다. 트랜스젠더는 11.3%로 나타났다.Z세대의 경우 성 소수자 중 양성애자 비중이 72%나 됐다.
미국에선 성 소수자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성 소수자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바이든은 작년 대선 과정에서도 취임 100일 이내에 LGBTQ 권리법인 평등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를 교통부 장관에 선임했고, 최근 상원 인준까지 받았다. 트랜스젠더인 사라 맥브라이드(민주당)는 작년 11월 하원 역사상 처음으로 ‘성 소수자 의원’이 됐다.

미 하원에선 성 소수자에 대한 연방 보호를 확대하는 평등법안이 지난달 말 가결됐다. 종전의 연방 보호 조치를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까지 확장하는 게 골자다. 다만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이 법안은 2019년 5월에도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 벽을 넘지 못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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