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 "나승엽, 한동희 김민수 이기면 개막 3루수" [사직:캠프노트]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최고 잘하는 선수가 뛰어야 맞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다. 허 감독은 베스트 멤버를 꾸리는 데 포지션, 보직마다 제일 경쟁력 있는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했다. 경쟁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작년 베스트 멤버는 구축돼 있다. 하지만 그보다 기량이 월등하면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고 이야기했다.롯데 선수는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1군 스프링캠프에 유일하게 합류해 있는 신인 나승엽 역시 그렇다. 나승엽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초고교급 타자라고 각광받아 왔는데, 허 감독은 나승엽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하나씩 확인해 가고 있다. 그는 3주 가까이 나승엽을 지켜 보고 나서 `시합을 뛰어 봐야 알겠지만 연습 때까지 타격 관련 평가는 좋다. 수비는 연습 타구만 잡아 봤다 보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타구질이나 속도는 좋다`고 보고 있다.

더 확인해야 하는 요소는 몇 가지 남아 있다. 허 감독은 `실제 시합 때 급박한 상황에서 타격을 봐야 할 것 같고, 슬럼프가 오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봐야 한다. 체크해야 할 요소다. 무조건 잘 치는 것뿐 아니라 대처 능력도 중요하다`며 `지금 완성도를 따질 수 있는 시기는 아니지만, 일단 고졸 선수 수준 같지는 않다`고 봤다.

추가 확인 요소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보겠다고 했다. 허 감독은 `한 번 보고는 모르는 것이다. 시행착오가 다 있지 않나. 타 팀 지도자 시절에도 누구든 6개월 정도는 지켜 봐야 대처 능력 확인이 가능했다. 코치 시절부터 그렇게 지도해 왔다`고 말했다. 기술적 수정 사항이 있는지 묻는 데 대해서는 `그 역시 마찬가지다. 마음껏 발휘하게 해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나 역시 사람이다 보니 안 좋은 것만 보고 집어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바꿔 버리면 선수가 잘못될 수 있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원래 포지션 3루수로서 비중 있게 훈련하고 있는데, 외야수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허 감독은 나승엽이 어느 포지션이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 개막전부터 나설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그는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잘하는 선수가 뛰어야 하는 것이다. 프로는 실력 위주다. 1군은 전쟁하는 곳이다. 테스트하는 곳이 아니다. 그 과정은 연습경기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령 나승엽이 3루수로서 나서려면 한동희, 김민수와 경쟁해야 하는데, 이긴다면 나승엽이 3루수를 보는 것이다. 외야수로서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구상돼 있는 베스트 멤버가 있지만, 허 감독은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작년 9월 주전 자리를 치고 올라왔던 오윤석이 좋은 예다. 오윤석은 작년 9월 타율 0.438을 쳤는데, 애초 주전 2루수 안치홍 역시 그 당시 타격감이 뛰어났으나 발바닥 부상 이후 오윤석이 그 자리를 꿰찼다. 오윤석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경쟁 경험으로 안치홍과 시너지를 내는 구도까지 형성됐다고 이야기했다.

허 감독은 `경쟁이 돼야 서로 열심히 하는 문화가 생긴다. 단지 내 마음에 든다고 선수를 기용해서는 안 된다. 나이에 관계없이 경쟁에서 이기는 최고 좋은 선수라면 기용하는 것이다. 그래야 확률적으로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감독으로서 늘 현재 제일 잘하는 선수들로 베스트 멤버를 구성해야 한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감독이 하는 일이 그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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