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해안 경계' 22사단, 감시범위만 100㎞…"근본개선책 필요"

'헤엄귀순' 등 잇단 경계 실패에 "구조적 문제 짚어야" 지적
서욱 "부대 편성 부족한 부분 있어…경계 인원 과오 크다"
'노크 귀순'(2012년), '철책 귀순'(2020년 11월)에 이어 이번 '헤엄 귀순'까지 육군 22사단의 경계 실패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이 부대의 책임구역이 다른 전방 GOP(일반전초)사단에 비해 지나치게 넓다는 점에서 부대 편성을 비롯한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군에 따르면 동북부 최전방을 담당하는 육군 22사단의 경계 책임구역은 강원도 고성 일대의 전방 육상 30㎞, 해안 70㎞ 등 100㎞에 달한다.

다른 GOP사단의 경계 책임구역이 25∼4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이 부대는 전군에서 유일하게 전방 GOP와 해안 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다.

그런데도 다른 GOP사단과 마찬가지로 3개의 여단을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2개 여단과 1개 예비여단으로 구성된 다른 GOP사단과 달리 예비여단 없이 3개 여단을 모두 육상과 해안 경계에 투입하고 있다.경계 실패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제한된 병력 수준보다 경계 책임 구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22사단의 경계 책임구역은 100㎞가 넘을 정도로 너무 넓다"면서 "경계 병력 자체가 모자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경계 실패는 했지만 억울할 수 있다"며 "과도한 임무를 주면서 책임을 물으면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22사단은) 다른 사단에 비해 책임 반경이 4배나 더 많다"며 "인원이나 장비 여건이 똑같은데 구멍이 뚫렸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도 22사단의 부대 특성상 일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서 장관은 "22사단이 철책과 해안을 동시에 경계해야 하고 작전 요소나 자연환경 등 어려움이 많은 부대"라며 "부대 편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단을 정밀 진단해 볼 생각"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상급 부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요소를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 장관은 이번 경계 실패와 관련해서는 일단 장병들의 부실한 경계 태세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북한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이 남성은 22사단의 대북 감시용 감시장비뿐만 아니라 민간인통제선 검문소 인근 해군 부대의 경계용 폐쇄회로(CC)TV에도 포착된 것으로 나타나 총체적인 부실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 장관은 "우선 현장에서 경계를 담당하는 인원의 과오가 크다고 현재는 판단하고 있다"면서 "엄정한 작전 기강과 매너리즘 타파 등에 대해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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