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골목대장의 비극…'로미오와 줄리엣' 중 티볼트의 죽음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카풀레티 가문의 처가 쪽 인척 티볼트는 원수 집안 몬테키 쪽 사람들만 보면 칼을 빼들고 설친다. 베로나 광장에서 로미오의 친구 머쿠쇼와 벤볼리오를 보자 이번에도 시비를 건다. 성질 난 머쿠쇼의 대응으로 둘 사이에 칼싸움이 시작된다.

늦게 나타난 로미오가 머쿠쇼를 진정시키려는 순간을 파고든 비겁한 칼이 머큐쇼를 찌른다. 친구의 죽음 앞에 조금 전 줄리엣과 비밀 결혼한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흥분한 로미오는 결사적으로 달려들어 티볼트를 죽인다. 골목대장에 불과한 힘을 권능으로 착각한 티볼트가 상대는 물론 스스로의 비극까지 초래한 셈이다.‘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삼은 음악은 제법 많지만 이 장면을 가장 실감나게 표현한 곡은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1938)이다. 빠른 속도감과 날카로운 음향, 변화무쌍한 전환은 긴박한 상황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성격까지 잘 포착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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