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또 숨져…"지병 없는 30대 명백한 과로사"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재발방지대책 촉구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택배노동자 고 김 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 물량이 많아진 가운데 30대 택배 노동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했던 김모 씨(36)가 이달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대책위는 "김 씨는 36세의 젊은 나이로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숨지기 4일 전인 이달 8일 새벽 4시 28분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라며 높은 업무 강도에 대해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김 씨가 추석 연휴 전주에 배송한 택배 물량은 하루 200~300개에 달한다"며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보다 1명이 담당하는 배송구역이 더 넓기 때문에 한진택배 노동자가 택배 200개를 배송하는 시간은 CJ택배기사가 300~400개 물량을 소화하는 시간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대책위는 정부와 업체 측에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김 씨의 죽음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택배 노동자들이 이렇게 계속 사망하는데 그냥 놔둘 것인가"라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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