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인구 지역선거서 메르켈 후계 도전자 한숨 돌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서 라셰트가 이끄는 기민당 선전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지난 13일(현지시간) 지방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이 선전하며 차기 연방총리직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아르민 라셰트 주총리가 한숨을 돌렸다. 14일 개표 결과 중도보수 성향의 기민당은 34.3%를 득표하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의회의 제1당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기민당은 연방의회의 제1당으로 대연정의 주축이기도 하다.

기민당의 득표율은 2014년 선거와 비교해 3.2% 포인트 떨어졌지만, 지난해 함부르크주와 작센주, 튀링겐주 등의 선거에서 5∼11% 포인트 정도 하락한 것과 비교해서는 선전한 결과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는 기민당의 대표 및 차기 총리 후보직을 노리는 라셰트 주총리의 시험대 성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라셰트 총리는 공영방송 ARD의 의뢰로 지난 3일 발표된 인프라테스트디맵의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리 선호도에서 기민당 내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에게 뒤처져 있다.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까지 합치면 기사당의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가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셰트 주총리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선전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미 차기 총리직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차기 당 대표 및 총리 후보직 선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의중은 라셰트 주총리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애초 메르켈 총리가 중앙 정치무대로 발탁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현 기민당 대표가 차기 총리후보로 유력시돼왔다가 잇단 지방선거 부진 및 개인 지지율 하락 속에서 올해 초 총리직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기민당 내 차기 총리 선호도 1위인 메르츠는 과거 메르켈 총리의 경쟁자로 불편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이번 주선거에서 중도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은 제2당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 선거보다 7.1% 포인트 떨어진 24.3%의 득표율에 그쳤다.

녹색당은 지난 선거보다 8.3% 포인트 뛰어오른 20.0%를 득표하며 약진했다.

친기업 정당인 자유민주당은 지난 선거보다 0.8% 포인트 오른 5.8%의 득표율을,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4% 오른 5.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좌파당은 0.8% 떨어진 3.8%의 득표율을 얻었다.

투표율은 51.9%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도 지난 선거보다 1.9% 포인트 높았다. 많은 유권자가 코로나19 확산 상황 탓에 우편으로 투표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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