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이자 이장인 60대 코로나19 확진…태안군 '초비상'

수백명 접촉 추정…방역 당국, 택시 차종·넘버 등 공개하고 승객 찾기 나서
식사 함께한 30여명 자가격리 명령…수시 방문 내과·하나로마트 폐쇄
태안군 확진자 10명 중 9명이 같은 아파트에 거주
28일 충남 태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이 개인택시 운전기사이자 마을 이장인 것으로 드러나 방역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접촉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초상집을 방문, 조문객들과 식사도 함께 하고 통증 치료차 병원도 수시로 찾은 것으로 파악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안군보건의료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로나19로 확진된 60대 남성 A씨는 태안 10번째 확진자로, 발열과 복통 증세를 보여 지난 26일 저녁 보건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직업은 개인택시 운전기사다. 업무상 적지 않은 승객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태안군은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택시 차종과 차량 넘버, 운행 시간 등을 군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택시 승객을 찾고 있다.

군 관계자는 "A씨에게 택시 운행 횟수와 시간대 등에 대해 물었더니 '지난 20일 이후 몸이 아파 많이 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A씨는 물론 동료 택시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운행 상황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A씨는 지난 24일 태안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태안군모범운전자회 회원 부친상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회원 30여명과 식사를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식사를 함께한 회원들은 A씨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이날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다.

A씨가 태안읍 남문리 J아파트(385가구) 이장으로 일하는 것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주민을 수시로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읍사무소 등 행정기관에 전달해주는 것이 이장 역할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 등에서 지급된 각종 물품을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일도 한다.

A씨는 지난 20일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태안읍 J내과를 수차례 방문, 수액을 맞는 등 치료를 받았다.

내과 방문 시 접촉자도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농협 하나로마트도 수시로 찾아 물건을 구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로마트에서 A씨와 함께 물건을 구매한 주민이 100명을 웃돌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태안군은 이날 J내과와 해당 하나로마트를 폐쇄했다.

A씨 감염 경로와 관련해 태안군은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주목하고 있다.

태안군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2번째 확진자인 40대 여성부터 A씨까지 총 9명이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태안 1번째 확진자는 지난 3월 중순 유럽대회를 다녀온 펜싱 여성 국가대표 선수로, 귀국 직후 태안으로 여행을 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태안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아서인지 지난 20일 전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해 추가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군민의 안위와 관련되는 일인 만큼 접촉자와 동선을 치밀하게 파악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