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세운상가 재개발이 도심 제조업 위협…대책 마련해야"

청계천 일대 도심에서 일하는 제조업 노동자들이 모인 '청계천 생존권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단체들은 11일 서울 중구 청계천 관수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는 청계천 재개발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청계천과 을지로는 70년 이상 한국 사회 기계 제작과 공구 유통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서울시가 세운상가 일대에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그간 축적된 제조업의 역량과 기초가 순식간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이주 장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규모가 작고 서로 분리돼 있어 도심 제조업 생태계 유지가 불가능하다"며 "현재의 대책으로는 기존 청계천·을지로 산업 생태계는 전면 파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개발주의 토건 정책을 추진하는 대신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리고 기존 제조·유통 산업 생태계를 보호·육성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공구·인쇄업 등 도심 전통산업이 밀집한 청계천과 세운상가 일대는 한때 한국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으나, 산업 고도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해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올해 3월 세운상가 일대를 '도심제조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구역을 재정비해 청년창업지원시설과 공공임대상가 등을 입주시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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