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아시아나 매각 무산 땐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가능"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답변

채권단, HDC현산에 최후통첩
"내달 11일까지 인수 결정하라"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 위원장은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현재 상태에선 지원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기안기금심의위원회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아시아나항공의 현 매각 상황은 교착상태”라며 “무산에 대비해 채권단이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로 무한정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것이 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여부에 대해선 “유동성이 부족하면 정부 돈인 기안기금과 산업은행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HDC현산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HDC현산에 다음달 11일까지 계약을 종결해야 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다음날인 12일부터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산은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이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채권단이 직접 나서기보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게 산은의 주장이다.HDC현산은 지난 24일 거래 종결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3개월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채권단은 검토를 거친 끝에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실사 요구가 인수 파기 시 예상되는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대비한 명분 쌓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은은 재실사의 전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지만, HDC현산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채권단은 이와 별도로 다음달 초 HDC현산과의 마지막 회동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양측이 극적으로 인수 조건에 재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또다시 독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임현우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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