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 야구' 희박에도 감독·외인 교체·트레이드 이유는?

성적 기대 어려워도 출혈 감수…팬과 약속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그러나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겠다는 각오다.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 이야기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18연패 수모를 겪은 한화는 최근 다양한 쇄신책으로 팀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한화는 연패 중이던 이달 초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7일 자진사퇴 형식으로 한용덕 전 감독과 결별하고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긴 데 이어 18일엔 SK 와이번스와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2일엔 외국인 타자도 교체했다. 감독 교체와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교체 등 굵직굵직한 의사결정이 보름 사이에 이뤄졌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상당한 출혈을 감수했다.

지도자 교체는 감독 경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화는 그동안 구단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모그룹 철학인 '신용'과 '의리'를 실천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그룹의 철학을 유지하는 것보다 현재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2018년 팀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끈 한용덕 감독과 이별을 택한 이유다.

아울러 한화는 구단 영구결번 출신인 장종훈 수석 코치까지 육성군으로 보내며 징계성 조처를 했다.

SK와 트레이드 역시 '의리'보다 '실리'를 택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한화는 우완 투수 이태양을 SK로 보내고 외야수 노수광을 영입했다.

이태양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최근 내림세를 탔지만, 2018년 4승 2패 123홀드 평균자책점 2.84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태양은 정민철 현 한화 단장의 애제자로도 유명했다.

정 단장은 한화 투수 코치 시절 이태양을 직접 키웠다.

그러나 정민철 단장은 이런 이태양을 자신의 손으로 SK에 보냈다.

이태양은 "섭섭했던 게 사실"이라며 "정민철 단장님은 공과 사가 분명하신 분이기에 이해한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뛴 외국인 타자 호잉과 결별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호잉은 성실한 태도와 인성으로 팀 내 평가가 좋았던 외국인 타자다.

그러나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자 한화 프런트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비용적인 출혈도 감내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호잉과 총 11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호잉에게 선지급한 계약금과 연봉은 모두 비용 처리된다.

새 외국인 타자 브랜던 반스는 남은 시즌 동안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20만 달러를 지급한다.

한화는 22일까지 10승 32패 승률 0.238을 기록하며 5위 KIA 타이거즈에 13.5경기 차로 뒤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화가 올 시즌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동안의 행보와 다른 길을 걷고 각종 출혈을 감수하는 까닭은 팬들과 약속 때문이다. 한화는 최근 사과문을 통해 "팬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앞을 향해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며 "뼈를 깎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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