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 똑똑한 스타 활용법…콘텐츠로 살아남는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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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오프라인 활동에 제동이 걸린 현 시점에서 단연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집콕' 콘텐츠다. 사회 전반적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인원이 밀집되는 행사가 사라지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들이 비대면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오프라인 NO? 비대면 세상으로 향하는 대중
코로나19 속 선택 받는 콘텐츠들
'밈'·'역주행' 등 언택트 문화 조성 활발
콘텐츠로 살아남는 코로나 시대
'밈'(Meme, 온라인에서 말이나 사진, 영상 등을 재가공하며 즐기는 놀이문화)부터 '역주행'까지 코로나 시대를 견뎌내고 있는 연예계, 그리고 대중의 호흡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연예계는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다. 콘서트 및 팬들과의 대면 이벤트가 중요한 K팝 스타들부터 해외를 배경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까지 모조리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돌 그룹이 일제히 해외 투어 일정을 중단하는가 하면, 해외를 배경으로 하는 '정글의 법칙', '비긴 어게인', '현지에서 먹힐까?' 등은 프로그램을 잠시 쉬거나 국내에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자연스레 언택트 환경이 확대하면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밈'이다. 가수 비가 2017년 발표했던 곡 '깡'은 온라인 상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회자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가장 반응이 뜨거운 '밈'으로 재탄생했다. '1일 1깡('깡' 뮤직비디오를 하루에 한 번 보는 일)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깡 열풍'은 제2의 비를 찾기 위한 또 다른 '밈'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유키스 '시끄러!!', 전진 '와(WA)', 제국의 아이들 '후유증' 등 '깡'처럼 중독성이 있고, 이색적인 색깔의 곡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가도 '집콕' 흐름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은 바쁜 일상 속 내 모습과 '사회적 나'와 거리를 둔 스타의 모습을 보여주는 형식의 tvN '온앤오프'였다. 스타들이 시청자와 동일한 상황에서 집에 머무르거나 소소하게 여가를 즐기는 일상을 비추는 '온앤오프'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적절했다. 소녀시대 윤아, 오마이걸 효정과 같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출연하는 점도 대면 기회가 없어진 K팝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됐다. 프로그램은 높은 화제성과 더불어 시청률도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코로나19 확산 이후 방구석 콘서트를 진행했던 바 있던 MBC '놀면 뭐하니?'는 이번에 가요계와 손을 잡았다. 전 국민이 지쳐있는 현 시국에 유재석, 이효리, 비로 구성된 혼성그룹 '싹쓰리(SSAK3)'를 결성해 음악으로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밈' 열풍의 중심인 비를 섭외한 점, 언택트의 영향으로 음원 및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강세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기획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특히 '놀면 뭐하니'는 싹쓰리(SSAK3)의 신곡 발표 전부터 '역주행' 신드롬을 불러오는 효과를 냈다. 방송에서 이효리가 부른 가수 블루(BLOO)의 '다운타운 베이비(Downtown Baby)'가 음원차트 역주행 끝에 1위까지 차지한 것. 별도의 홍보나 마케팅 없이 방송프로그램 안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한 이례적 역주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아울러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발매될 싹쓰리의 신곡 역시 음원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불러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주행' 현상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튠즈가 발표한 차트 순위에서 그룹 에버글로우(EVERGLOW)의 첫 번째 미니앨범 '레미니선스(reminiscence)'의 타이틀곡 '던던(DUN DUN)'이 지난 16, 17일 이틀 간 미국 K팝 송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미국 음원 차트에서 이끌어낸 '역주행'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에 미국 빌보드 K팝 전문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Jeff Benjamin)은 "유명 게임 스트리머 sweepy가 개인방송을 통해 게임을 하면서 '던던'을 틀어놓았고, 현지 차트 내에서의 순위 급상승을 도왔다"고 분석했다.해외로 향하는 길이 막힌 상황에서도 콘텐츠로 살아남는 K팝 시장의 사례들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룹 블랙핑크 리사는 중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유니2'에서 댄스 멘토로 활약하며 글로벌 인기를 더욱 공고히했다. 리사는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가 하면, 그의 중국 웨이보는 단기간에 500만 명의 팔로어를 돌파하기도 했다.
신인 중에서는 그룹 시크릿넘버가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후인 지난 5월 데뷔한 이들은 당연히 오프라인 해외활동이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랜선을 타고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타이틀곡 '후 디스?(Who Dis?)' 뮤직비디오는 데뷔 5일 만에 700만 뷰, 11일 만에 1000뷰를 달성한 데 이어 이제는 1600만뷰를 훌쩍 넘었다. 특히 해외 팬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운데, 인도네시아 출신인 디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치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게 하는 언택트 문화와 연대는 이제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직되어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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