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극장으로 변신한 인천 송도석산, 새 활용방안 찾을까

옛 채석장 부지로 2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된 인천 '송도 석산'이 자동차 극장과 도시 텃밭 등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며 새롭게 활로를 찾고 있다.

5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연수문화재단은 지난달 24∼26일 옥련동 송도 석산 부지에 임시로 자동차 극장을 마련하고 인기 영화를 무료로 상영했다. 하루에 차량 70대를 기준으로 사전 신청을 받았는데, 순식간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연수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주민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지만, 자동차 극장 운영 요구가 늘어날 경우 추가 상영도 검토할 계획이다.

연수구는 송도 석산 소유 기관인 인천도시공사로부터 작년 1월부터 부지를 3년간 무상으로 빌려 주민 편의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송도 석산 부지 2천400㎡가량의 토지를 주민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도시 텃밭으로 만들어 개장했다.

주민들은 모종과 농기구 등을 지급받아 사전에 분양한 텃밭을 8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
연수구는 또 도시 텃밭 2단계 사업으로 자동화 작물 재배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팜을 조성할 예정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스마트팜 조성은 올해 운영을 목표로 7월에 준공할 계획"이라며 "송도 석산에 주민 참여형 도시 농업 프로그램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 석산은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있는 돌산으로 과거 골재를 채취하는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발파 소음에 따른 주민 민원이 잇따르며 1994년 골재 채취가 중단된 뒤 산의 절반가량이 깎인 채 현재까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그동안 송도 석산을 '시민의 숲'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사업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송도 석산은 2014년 한류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활용방안을 찾는 듯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과 천송이가 운명적으로 만나는 장면이 송도 석산 중턱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석산 절개면 곳곳에 낙석·붕괴 우려가 일고 출입이 금지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송도 석산 명소화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송도 석산을 인천의 대표적인 주민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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