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하벙커' 숨통 트인다…실내공기질 유지·권고기준 마련

1∼2년 한차례 유지·권고기준 준수여부 측정해야…법령 개정
군내 모든 지하 작전시설의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기준이 마련된다. 기준이 마련되면 습기로 축축하고 곰팡이 등의 냄새로 군인들의 건강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기피 시설로 인식돼온 군내 지하 벙커 환경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0일 병영 생활에 필요한 시설 중 실내 공기질을 관리해야 할 대상시설을 규정하고, 이들 시설에 대한 실내 공기질 유지 및 권고기준을 담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실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이를 측정하도록 한 시설로 모든 지하 작전시설과 비무장지대 소초(GP) 지하생활관을 법령에 명시했다. 지하 작전시설은 합참과 각급 부대의 지휘통제실, 수도방위사령부의 지하 벙커인 B-1 문서고, 사격지휘소, 작전지휘시설 등이다.

이들 시설과 GP의 지하생활관은 자연 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다.

B-1 문서고의 경우 한미연합훈련 때 한미 장병들이 2주가량 머물며 생활한다. 1주일만 머물러도 두통이 생기고 비염·알레르기 등으로 고생하는 장병들이 많다.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간 실내 공기질 유지 및 권고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지하 작전시설 및 지하병영생활관에 대해 신설된 실내 공기질 유지 기준을 보면 미세먼지(PM-10)는 100㎍/㎥이하, 초미세먼지(PM-2.5)는 50㎍/㎥ 이하, 이산화탄소는 1천ppm 이하, 폼알데하이드 100㎍/㎥ 이하, 일산화탄소 10ppm 이하 등이다. 이들 시설에 대한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도 신설했는데 이산화질소 0.1ppm 이하, 라돈 148Bq/㎥ 이하, 총휘발성유기화합물 500㎍/㎥ 이하 등이다.

개정안은 국방부, 국방부 직할부대, 합참, 육·해·공군, 해병대는 다중이용 시설 등의 실내공간 오염물질의 측정대행업체를 선정해 실내 공기질을 측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기록해 보존하도록 했다.

즉 실내 공기질 유지 기준 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측정은 1년에 1회,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 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측정은 2년에 1회 하도록 각각 명문화했다.

만약 1차 측정 때 기준을 초과한 시설은 원인을 분석한 다음 환기 조치를 하고 2차 측정을 하도록 했다.

2차 측정에서도 기준을 초과한 시설은 환기시설을 개선하거나 교체하고, 라돈 저감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군의 실내 체육시설, 강당, 업무시설, 병영생활관, 식당 등의 실내 공기질 유지 및 권고 기준도 신설했다. 국방부는 "군내 지하·밀폐된 시설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시설에 대한 실내 공기질 측정으로 장병 건강관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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